사람에게만 패션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강아지 패션의 역사도 파란만장하다.  왠지 최근들어서야 시작되었을 것 같지만, 연원을 따지면 고대 이집트 개목걸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도 동물들을 사랑했고 그들이 죽으면 슬퍼하며 묘비도 세워주고 묘비명까지 새길 정도였으니.

그 후 중세 유럽의 경비견과 군견은 뾰족한 장식이 박힌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사냥개는 가죽 목걸이, 귀족 애완견들은 금은이나 보석 박힌 목걸이를 걸고 다녔고.

중세 유럽의 왕실에서는 더 다채롭다.

정교하게 장식된 개밥그릇, 벨벳이나 실크로 만든 쿠션, 종이 달린 은목걸이와 비단 목걸이도 있었다.

심지어 20개 진주와 11개 루비가 장식된 붉은 벨벳 목걸이까지 등장한다.

19세기 패션의 중심지 파리의 개들은 속옷에서 조끼까지, 주인과 ‘커플룩’으로 맞춰 입기도 했을 정도.

고양이에 관한 인식 변화도 재미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신으로 숭배했다. 페르시아의 왕은 이런 이집트인들의 고양이 숭배를 역이용해서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중세로 접어들면서 고양이의 지위는 신에서 악마로 추락한다. 잔혹한 고양이 흑역사가 그래서 시작된다.

중세시대는 고양이가 마녀와 한 세트로 취급되면서 수많은 고양이가 학대받고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축제’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던 고양이 암흑시대이기도 했다.

<개와 고양이에 관한 작은 세계사>엔 그 외에도 정말 신기한 동물들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이 사랑한 오랑우탄, 엘리자베스 1세가 사랑한 귀염둥이 기니피그, 그리고 18세기 유럽인들의 사랑을 받은 인도 코뿔소 아가씨, 카리브 해를 주름잡던 해적의 어깨를 장식하던 앵무새까지.

그리고 파리 패션계를 주름잡은 아프리카 출신의 아리따운 기린, 수박껍질을 먹으려다 참혹한 최후를 맞이한 코끼리, 이집트의 파라오가 총애한 새하얗고 웅장한 북극곰…….

<스캔들 세계사> 시리즈와 <은밀한 세계사>로 재밌는 얘기거리, 재기발랄한 문체를 선보였던 지은이가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고 함께한 재미있거나 슬프거나 안타까운 역사’라는 콘셉트로 또 하나의 숨은 역사를 풀어낸다.

“역사 속에서 동물이 이름을 남기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중략)그나마 기록을 남겼던 동물도 오늘날의 역사책 속에서는 한 줄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고는 합니다. (중략) 이 책이 동물을 사랑하는 여러분께 새로운 지식을 알리는 도구이자 주변의 동물들을 돌아보고 더욱 아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다.

그래서 이 책은 개와 고양이를 중심으로 인간과 동물 사이에 얽힌 사랑을 되짚어본, 또 다른 사랑의 역사서다.


한편 작가는 오랫동안 반려견 ‘와플’과 함께 살아왔고, 한 때는 햄스터도 소중하게 키운 적이 있는 동물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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