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개막하는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여기엔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들이 있다.

<베일리 어게인>과 <나만 없어 고양이>

먼저 <베일리 어게인>. 
명작 <개 같은 내 인생>과 <하치 이야기>를 만들었던, 스웨덴 출신 라세 할스트롬(Lasse Hallstrom) 감독의 2017년 영화다. 

라세 할스트롬 Lasse Hallstrom

<베일리 어게인>

불교의 윤회설에서처럼 ‘베일리’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고, 또 죽고, 또 태어나고를 반복한다. 반려동물부터, 경찰견, 그리고 누구의 소울 메이트까지. 
다시 태어날 때마다 성별과 생김새, 직업과 이름도 바뀌지만 항상 애교와 사랑이 충만한 주인 바라기. 
이번이 네 번째 생애. 어쩌다 방랑견이 되어 떠돌던 ‘베일리’는 마침내 자신의 다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고는 어디론가 급히 달겨가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원래 제목은 <A Dog’s Purpose>다.
현재 이 영화의 속편 <베일리 어게인 2>가 시중 개봉관에 나와있다.

<나만 없어 고양이>(Hello, My Cat)도 화제의 영화.
복운석과 신혜진, 두 젊은 감독이 색다른 시선으로 만들었다. 

<나만 없어 고양이>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독특한 극영화다. 4마리 고양이와 4명의 애묘인이 찰떡같이 연기 호흡을 맞춘 옴니버스 영화.
남자친구와 헤어져 힘든 스무 살 나래,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겪게 된 가장, 엄마 아빠의 무관심에 속상한 소녀, 아내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노인같이 지금 이 순간, 이 세상 누군가는 겪고 있을 듯한 평범한 일상이 배경이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이들과 다르다. 결정적으로, 외롭지 않다. 그들 곁에는 “정말 특별하다”고 밖에 얘기할 수 없는, 각자의 고양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숨겨진 보석들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엔 사람과 동물, 자연과 생태가 주제다.
그래도 거기 한가운데엔 동물이 있다.
항상 우리가 우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여기선 역할 바꾸기.

만일 동물, 그들의 눈으로 본다면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보일까?
우린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으스대지만, 정작 그들에게 우리가 그만한 자격은 있는 것일까? 어쩌면 순리와 조화 속에 있던 자연과 생태를 깨부수는, 탐욕스러운 약탈자이기만 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순천만, 영화의 바다에는 우리들이 찾아내야 할 보석들이 여럿 숨어있다.

먼저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영화들. 
반려동물에 대한 기억과 함께 유기 동물을 위로하는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버려진 고양이를 구조하는 사람들을 다룬 <캣 피플>은 반려동물과 인간이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왜 항상 인간 중심적인 단선 구조로 만 생각하고, 또 관계를 맺어왔던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캣 피플>

또 반려동물과 식육 동물의 경계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도 있다. <툰그루스>, <소년, 도축을 배우다>, <개 장수의 딸> 등이 그것. 사실 이 문제는 한국에 사는 반려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음직한 공감대 넓은 주제다. 게다가 최근 채식주의자, 비건주의자들이 늘어나면서 식육 동물에 대해 의미 있는 이슈를 던지고 있다. 제법 묵직한 단편들.

<툰그루스 Tungrus>

<소년, 도축을 배우다>

<개 장수의 딸>

<내 친구 무아치>, <빌리>, <썸데이> 등은 모두 짧은 단편들로 구성된 ‘단편선(短篇選)’ 작품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주인, 혹은 주인을 떠나보낸 반려동물의 상실감과 아픔을 담은 영화들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낸 다른 이들의 경험을 살펴보며, 아픔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시간도 된다. 우리도 곧 그런 때를 맞이할 것이니까.

<내 친구 무아치>

<빌리>

<섬데이>
아이들도 좋아할 영화들

그 외에 아이들과 함께 편하게 즐길 볼거리들도 있다. <릴리와 동물 친구들>, <화이트 라이언 찰리>,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는 동물과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청소년들의 모험을 다룬 극영화. 온 가족 관람가.

<릴리와 동물 친구들>

<화이트 라이언 찰리>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

또 이스라엘 출신 리브먼 첸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곤충도>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인간과 곤충의 만남을 그린 18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
영화는 박물관 장면에서 끝난다. 많은 사람이 한 작품 주위에 모여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러다 천장에서 내려온 아주 작은 거미 한 마리에 모두 놀라 달아난다. 조금 전까지 그들 모두 곤충을 묘사한 예술작품을 관찰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곤충도>

서서히 기세가 누그러져가는 한여름의 끝자락, 남해바다에 새로운 세상을 열린다. 그 동물천국이 곧 우리들 천국이 된다. 사실 그 어디서도 이렇게 다양한 동물영화를 한자리에서 보고, 만지고, 냄새 맡을 기회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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