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병원에서 수의사들의 진료를 보조하고 동물을 간호하는 ‘동물보건사’ 제도가 2021년 9월부터 본격 도입된다. 
이에 따라 전국에 걸쳐 1만 3천여 명에 달하는 국가 전문직이 새로이 생겨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수의사법’ 개정안을 공포하며 ‘동물보건사’ 제도를 만 2년 후 시행한다고 밝혔다.

동물보건사 자격증 누가 응시할 수 있나

개정된 수의사법에 따르면, ‘동물보건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 평가인증을 받은 양성기관에서 일정 수준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이수하고, 국가자격시험에 응시하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시험에 응시하려면 ① 전문대 이상의 동물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 ② 평생교육기관의 동물 간호 교육과정(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상응이수한 후 동물 간호 업무 1년 이상 종사자 ③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동물 간호 관련 면허나 자격 소유자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다만, 기존 동물 병원에 종사하는 보조 인력에 대해서는 특례조항을 둬 소정의 실습 교육을 밟으면 자격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때도 ➀ 전문대 이상 동물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 ➁ 전문대 이상 졸업자로 동물 간호 업무 1년 이상 종사자 ➂ 고교 졸업자로 동물 간호 업무 3년 이상 종사자라는 3가지 기준 중의 하나는 맞춰야 한다.
즉 일반 전문대 졸업자가 지금부터 병원에 1년 이상 근무하면, 시험 볼 기회는 얻을 수 있다는 것.

현재 전국의 동물병원 진료보조인력은 약 3천 명. 정부는 “현재의 동물병원 보조인력이 전문직으로 양성되면 수준 높은 진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증가가 기대된다”라며 “미국과 같은 진료 환경으로 개선할 경우 향후 1만 3천 명까지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라고 추산했다.

한편 미국에선 전국의 동물 병원에 수의사(6만3천명)보다 오히려 더 많은 8만여 명 ‘수의 테크니션’이 근무하며 1인당 4천만~5천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남은 몇 가지 과제들

지난 4월,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할 때를 되짚어보면 그래도 몇 가지 과제는 남는다.
먼저, 명칭을 둘러싼 사회 인식 문제. 당초 이 제도를 처음 논의할 당시엔 ‘동물간호복지사’ ‘동물위생사’ 같은 용어도 등장했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해 ‘간호’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에 사회 일각의 거부감이 강해 ‘동물보건사’로 일찌감치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물보건사를 양성할 교육기관 지정을 둘러싼 대학들 눈치싸움도 예상된다. 서울대 건국대 등 수의대학이 있는 종합대학들이 동물보건학과를 개설할 것이냐부터 현재 반려동물 관련학과가 없는 전문대들도 대거 동물보건학과를 만들려 하는 등 학과 신설을 둘러싼 로비전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동물보건사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아직 남았다. 이번 개정 수의사법은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동물의 진료 보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업무의 범위와 한계 등은 농식품부령으로 정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수의사계에선 “동물보건사들에게 주사, 채혈 등 침습적인 의료 행위도 허용하는 것 아니냐”라며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연차가 낮은 초보 수의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사무장 병원’ 적발되면 2년 이하 징역

이번 수의사법은 이외에도 내년 3월부터는 수의사가 동물 의약품을 처방할 땐 반드시 ‘전자 처방전’으로내도록 했다. 지금은 수기 처방전도 병행하고 있으나, 향후 전자 처방전만 내도록 해 과잉진료나 항생제 남용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전자 처방전을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입력했을 경우엔 1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또 ‘무자격자’가 동물 병원을 개설할 경우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일부 요양병원들처럼 동물병원도 ‘사무장 병원’으로 밝혀지면 강력히 단속할 근거를 신설한 것이다. 현재 수의사법은 동물 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자격을 ① 수의사 ② 국가 또는 지자체 ③ 동물 진료 법인 ④ 수의대 ⑤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른 비영리법인 등 다섯 가지로만 제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수의사법 개정과 관련, “반려동물 산업분야의 전문 직종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항생제 등 동물용 의약품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진료 산업 발전과 동물복지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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