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견 경찰견 탐지견. 
우리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사역견’이다. 장애인 도우미견들도 비슷한 범주다. 
해외에는 더 나아가 트라우마 등 정신적 장애가 있거나 마음이 힘든 이들을 위한 심리치유견(emotional support animal)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다치거나, 병들거나, 나이 들면 바로 은퇴를 한다. 하는 일이 고되다 보니 생각보다 일찍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은퇴하자마자 제약회사나 수의대, 바이오회사 등으로 팔려나가 실험동물로 생을 마치게 된다면?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고 그렇게 하는 건 정말 가혹한 일이다.

그래서 현행 ‘동물보호법’은 사역견은 실험동물로 쓰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그 시행규칙엔 ‘생태, 습성 등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위한 실험’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올 상반기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동물실험실에서 은퇴 탐지견 ‘메이’의 학대 실험 문제가 발생한 게 그런 이유 때문. 당시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교수가 5년간 인천공항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메이’를 실험동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으로 학대했다는 점을 들어 검찰에 고소했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8일, 29일 두 개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역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실험동물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하자는 것. 동물에 대한 국민 인식은 그동안 많이 높아졌지만 정부 정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보기 때문.

개정안의 하나는 장애인 보조견, 탐지견 등 사역동물 복지를 증진하도록 ▲사역동물 관리에 관한 사항을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 포함해 수립할 것 ▲사역동물 관리에 관한 규정을 엄격히 마련할 것 등을 담고 있다.

사역동물 실험은 일체 금지하고, ‘사역동물의 관리’ 조항을 신설하여 사역동물이 사역을 마쳤을 때는 기증하거나 일반 분양할 수 있게 했다. 정부도 국가 소유 사역동물의 수와 관리 사항을 공개하도록 했다.

또 다른 개정안은 ▲정부가 실험동물 보호·복지 개선정책 수립을 수립할 것 ▲동물실험 시행기관의 ‘실험동물의 윤리적 취급에 관한 사항’을 준수할 것 ▲개 돼지 토끼 등을 실험할 경우엔 공식적으로 등록된 실험동물 공급 업자 등으로부터 공급을 받을 것 등을 담고 있다.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3R 원칙’ 등이 포함된 실험동물 보호·복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동물실험기관의 준수 사항’을 신설하도록 한 것. ‘3R 원칙’은 동물실험을 하더라도 실험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Refinement, 실험동물 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Reduction, 할 수 있다면 동물 이외의 것으로 실험방법을 대체해야 한다는 Replacement 등 3가지 ‘동물실험의 일반원칙’.

우리 사람과 사회를 위해 봉사해온 동물이라면 존중받으며 떠날 수 있는 정도는 우리의 몫이라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의 취지가 국회에서 어떻게 반영될 지 주목된다.

민주당 한정애 기동민 윤준호 의원은 (사)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대표 이형주)와 함께 지난 7월 초 국회에서 ‘동물실험 정책의 현주소’란 토론회를 열어, 이번 법 개정의 필요성과 개정안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