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개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도시들마다 반겨견주들에 세금을 추가로 물리거나, 벌금제를 도입하는 등 반려견 배설 문제를 둘러싸고 전쟁을 선포할 지경.

스페인 역시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수는 지난해 무려 1천 3백만 마리를 돌파했다. 그중 93%가 반려견. 특히 대형견들이 많아 산책을 나오는 반려견주들이 많지만, 이들 대부분이 도로나 공원 등지에 개가 싸놓은 똥을 제대로 치우지 않는 등 그 처리 문제엔 별 관심이 없는 눈치다.

펫티켓 문제가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오른 우리나라 입장에선 조금 의아스런 대목. 유럽, 특히 선진국들의 경우 펫티켓이 일반화되었으리라는 지레짐작이 틀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식 등록된 반려견 수(9천800)가 만 4세 미만 아동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반려견을 많이 키우는 도시, 사모라(Zamora). 역시 반려견 배설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썩혀오던 시 당국은 최근 칼을 빼들었다. “내년부터 반려견주에게 연간 9유로의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것.

시 당국에 따르면 길거리에 방치된 반려견 배설물을 처리하는 데만 매년 20만 유로(한화 약 2억 6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있다. 문제는 매년 그 금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시 당국은 이번 조치로 매년 약 6천700만원~1억 1천800만원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반려견주들에게 경각심도 높이고, 시 재정도 보충을 하겠다는 취지.  

반려견 배설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사모라뿐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마드리드 북서부의 소도시 토롤로도네스 중앙광장에는 배설물 모양의 거대(2.5x3m) 풍선이 등장했다. 반려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무책임한 견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배변 봉투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한화 약 320만원을 들여 거대 모형을 설치한 것.

시당국은 ‘개똥은그만’(#nomascacas)이라는 SNS 캠페인도 함께 실시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운동은 인근의 나바스 델 레이, 토레스 데 라 알라메다 등 인근의 다른 도시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 토롤로도네스 공식 SNS

1인 가구 증가, 노령화, 출산률 저하 등을 함께 겪고 있는 전세계 선진국들은 대부분 반려동물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공통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만큼 펫문화와 펫티켓이 함께 발전해가느냐는 나라마다 도시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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