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식탁 위의 초콜릿을 먹어버린 강아지. 초콜릿은 강아지에게 독극물과도 같다고 익히 들어 겁부터 난다.

초콜릿 주성분인 카카오에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과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데, 강아지는 이를 해독할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너무 놀랐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응급처치법을 생각해보았다. 언젠가 ‘강아지가 독극물을 먹었을 때 과산화수소를 먹여 구토를 유도하면 된다.’라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해 과산화수소를 찾았다. 언제 사둔 것인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다행히 과산화수소가 상비약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문득, 의구심이 든다. 이 약을 강아지에게 먹여도 될까? 더 잘못되면 어떡하지? 

#가정 내 응급처치, 해도 될까?

이에 대해 동물메디컬센터W 한만길 내과 원장은 펄쩍 뛰었다.

“초콜릿뿐만 아니라 각종 독성 물질을 먹었을 때, 임시방편으로 가정에서 과산화수소나 설탕물, 소금물 등을 먹이고 구토를 유발하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방법들은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는 수의사가 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히려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넘겨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간혹 우유가 독성 물질을 희석하거나 구토를 유발해 응급 처치로 먹이면 좋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유를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극악으로 몰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유는 독성 물질의 장 내 흡수를 가속할 수 있다. 

#독성 물질 섭취 발견 즉시 병원으로 

한만길 내과 원장은 “강아지가 유해 물질을 섭취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언제, 무엇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함께 알려주면 좋다.”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독성이 흡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처치를 할 수 있다. 위에 남은 독성물질을 변으로 배출시키는 흡착제를 투여하거나 위 내에 관을 삽입하여 찌꺼기를 모두 빼내는 위 세척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후에는 항산화제와 수액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항산화제 치료는 혈액 분해를 막아 적혈구 손상을 최소화한다. 수액 치료는 신장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낮춰 이차적인 합병증인 신부전증을 예방한다.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먹는 약보다는 효과가 빠른 주사 투여를 주로 이용한다. 응급처치를 마친 뒤에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진행해 반드시 강아지 상태를 살펴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살피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