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심리상담사, 즉 카운슬러로 일하는 그에겐 특별한 가족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는 개, 바로 ‘그레이트 데인'(Great Dane)이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물지만, 미국에선 애호가가 적지 않은 견종. 마스티프 계통의 다부진 근육질 몸매, 그레이 하운드 계통의 늘씬한 라인을 합성하면 그레이트 데인이 된다. 밸런스가 잘 맞춰진 훌륭한 몸이라, ‘개의 아폴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나무위키 인용)는 얘기가 그래서 실감난다.

그것도 두 마리와 함께 산다. ‘플로이드’와 ‘벨라’란 이름을 지닌 아이들. 덩치가 너무 커서 남들은 “무섭지 않으냐”고 걱정하지만, 그는 싱긋 웃으며 “천만에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아니, 어떻게 만나시게 된 거예요?

“제 친구 중에 “그레이트데인 구조대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가 있어요그분이 원래 그레이트데인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하루는 가보니까 세 마리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개는 누구냐라 물었더니, “개 보호자가 이혼 중이라 이 애를 키울 수 없어서 유기견보호센터로 보내려고 해서 임시로 내가 보호하고 있다”는 거예요

새로운 입양자를 찾고 있다는 얘기죠그날 제가 옆에서 지켜보니 너무 이쁘고 안타까워서 데리고 왔어요. 3살 때 데려와서 지금 5년을 키웠으니, 벌써 8살이 됐고요.

그레이트 데인은 덩치가 워낙 크지만, 안으면 곰처럼 아주 포근한 게 정말 좋아요. 또 얼마나 착한지 몰라요이름이 ‘플로이드'(Floyd)고요. 지금 70킬로예요엄청 많이 나가죠? ㅎㅎ”
 

– 그런데 사진에 보니까 한 마리가 더 있던데요?

“제가 그레이트데인을 키우다 보니까 덩치에 비해 너무 이쁘고 착하고 아주 좋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러던 중 태어난 지 6주째 됐던 ‘벨라’(Bella)를 만나게 됐어요.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엄마가 죽었대요, 글쎄.

그래서 입양자를 찾는다고 그러더라고요. 아기인데 너무 불쌍하잖아요. 엄마도 없고.. 그래서 제가 집에 데리고 와서 우유를 먹여가며 키웠죠. 지금 벌써 8개월이나 됐어요. 정말 예뻐요, 사랑스럽고요, 벨라는 몸무게가 50킬로그램. 두 녀석 다 저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요.”

 

– 그레이트 데인은 너무 커서 무서울 것 같아요. 막상 키워보니 어떻던가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키워보니 정말 포근하고, 착하고, 젠틀해요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먹지는 않아요. 몸이 커서 아주 많이 먹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재밌는 건 얘들은 자기들이 덩치가 그렇게 크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는 거예요. 자꾸 사람의 무릎에 앉으려 하고, 점프하고 그래요자꾸 핥아주고, 키스하고… 벨라는 제가 나갔다 오면 인사한다고 온 얼굴에 혀로 키스를 퍼부어 아예 제 화장을 다 지울 정도예요. 클렌징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니까요.

다만, 큰 개들이다 보니 산책할 때 사람들이 좀 무서워하죠. 또 얘들이 밖에 나와 좋다고 막 달리면 제가 10여미터씩 끌려다녀요. 저도 처음엔 다치고 그랬거든요. 얼굴도 손도  상처가 나고. 그런데 훈련을 시키고 난 후부턴 말을 잘 들어요.

흔히 ‘시중에 나온 제일 좋은 항(抗)우울증 약은 그레이트 데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얘들은 장점이 많아요. 주인이 자기들 사랑하는 것, 그 이상으로 항상 주인에 충성하고 주인을 사랑해요. 의리도 있고, 멋있는 아이들이죠.”
 

– 미국에는 그레이트 데인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면서요?

“미국에는 ‘그레이트 데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란 페이스북 모임이 있어요. 그곳에서 그레이트 데인을 키우는 사람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정보도 주고받고 그래요. 키우면서 힘든 것, 서로 물어보고 고민도 나누죠재미있는 사진들도 주고받아요.

특히 이 개가 덩치가 크다 보니 주인들이 코가 부러지고 턱이 빠지고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성형도 하게 됐다’는 등 재미있는 글들도 올라오거든요. 주인들이 사고로 다친 것, 그런 사진들도 올려요.

실제로 그레이트 데인은 사고(?)를 잘 쳐요. 저희 집 소파도 다 물어뜯고 파고. 그래서 파인 곳에 다른 것 메꾸어 놓았거든요. 그레이트 데인 키우는 집에 그런 건 ‘일상’이죠. 어떤 분들은 외출해서 돌아오니까 테이블의 두  다리를 부러뜨려놓았더라는 얘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도 그레이트 데인 견주들은 ‘이런 것들 다 감당하고도 남을 만큼 그레이트 데인은 멋지고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칭찬들을 얼마나 하는지 모른답니다.”

 

– 임상 카운슬러로서, 반려견이 마음의 상처 받은 사람들에 정말 치유 효과가 있다고 믿나요?

“상담심리학적으로 보면 개들을 15분 정도 만져주면 보통 혈압이 안정되고 몸 안에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통계가 있어요. 요즘 미국에선 상담치료법의 하나로 상담자로 하여금 개를 만지며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치료법을 통해 상담자들 마음이 안정되고, 뇌세포 전달 물질이 분비가 된다고 해요.

그래서 단순히 재미나 귀여워서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개들을 통해 심리적인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기에 적극 추천하는 거죠. 사실 저부터 20년이 넘는 이민 생활로 우울증공황장애여러 질병들을 만났죠.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플로이드와 벨라를  만나며 포근함을 느끼고 삶의 기쁨, 삶의 활력을 얻게 됐거든요.”


  
– 미국에선 유기견들을 어떻게 케어하죠?

“사실 저도 우리 아이들을 자원봉사자들 통해 만나게 됐고, 그 아이들의 가족이 됐죠미국에서는 수많은 반려견 자원봉사자들이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일하면서 유기견들이 보호센터로 들어가는 것에 앞서 입양자를 찾아주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요. 보호센터로 들어가면 대부분 일주일 안에 안락사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인터뷰를 위해 미국에 있는 유니스 주와 수차례 SNS로 영상과 얘기를 나누며, 우리 역시 그레이트 데인이란 견종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심지어 8살 된 플로이드는 허리 통증이 있다 들었다. ‘노환’이 온 셈이다. 사실 그레이트 데인은 작은 개들보다도 수명이 훨씬 짧다. 보통 7~10년을 산다 한다.

그래서 이제 그에겐 늙어가는 한 존재와의 또 다른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마 거기엔 눈물도 아픔도 있을 테지만, 그 속에서 삶과 ‘관계’의 오묘한 진리도 함께 숨어있으리리 기대한다. 한국에 있는 우리 반려인들도 그 얘기들 궁금해하며, 또 그와 두 아이를 계속 응원할 테고…!

【코코채널】 글= 정현숙 기자, 사진/영상= 유니스 주 제공, 영상 편집= 김덕윤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