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 거주하는 A씨는 얼마 전 사랑으로 기르던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땅에 묻어줄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엄연한 불법이라는 말이 기억나 장묘시설을 알아봤다.
그런데 제주도 내에 동물이 죽었을 때 화장할 수 있는 장묘시설이 없다는 걸 알고 A씨는 난감했다. 결국 A씨는 큰마음을 먹고 경기도로 원정 장례를 갈 수밖에 없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묘시설은 지난해 27개소에서 1년 만에 41곳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인천·제주 등지에서는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찾아볼 수 없어 반려인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특히 숫자는 늘었지만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어 반려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정식 등록된 전국의 동물장묘업체 41곳 가운데 경기도에 18곳이 몰려 있다. 김포와 광주에만 각각 5개씩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인천, 제주, 대전, 울산, 전남 등의 지역에는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제주는 장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나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반려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합법적인 방법은 3가지다. 생활폐기물로 분류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배출하거나 동물병원에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다른 동물들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동물장묘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반려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매장은 불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역시 “죽은 반려동물을 생활 쓰레기와 함께 버리거나 몰래 매장하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공중위생에 큰 해를 끼친다”며 “비용이 들더라도 동물 사체는 전용 화장장을 이용해 깨끗하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반려인 입장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을 쓰레기처럼 버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장묘업체를 이용하려고 해도 거리가 너무 먼 경우에는 불법 매립에 대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동물 사체를 땅에 매립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도 상당수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처리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35.5%가 주거지 또는 야산에 매립하겠다고 응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법으로 ‘이동식’ 화장시설을 영업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교외에 있는 화장 시설을 대신해 차량에 소각로를 싣고 다니며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식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것이다.

화장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시설 운영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데 이동식 화장장은 이런 기준을 무시한 채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와 합동해 실시한 특별점검에는 무허가 동물장묘업체 3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장묘시설의 지역적 편차가 생기는 이유는 장묘시설이 혐오 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주민들의 설립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 지역 등에서는 이미 동물화장장 건립을 두고 주민들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제주도의 경우에도 공설 장묘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반려 가구가 늘면서 지난 7월 동물보호 조례 개정안을 마련, 서울시장이 반려동물 장묘시설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장묘시설이 들어설 현실적인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람을 위한 화장장도 서울엔 단 1곳뿐인 상황에서 혐오 시설로 낙인 찍힌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건설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은 부지확보 자체가 어려워 장묘시설을 만들 계획은 없다”며 “사설 업체가 들어설 조짐도 전무하다”고 말했다.

Chefchaouen, Morocco – April 2018: Stray cat spending time at the streets of Chefchaouen, Moroc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