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동물이다. 고양이 특유의 매력에 빠져 ‘집사’를 자처하는 이들도 많지만, 반대로 내켜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시크하다, 도도하다, 무심하다, 쌀쌀맞다 등 이유도 가지가지.

그런데 최근들어 고양이의 그런 특성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선입견으로가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고양이를 알아보려는 노력의 일환. 그에 따라 오랜 역사를 통해 인간의 충실한 동반자로 함께 해온 고양이의 진면목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 <인사이더>(Insider)는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9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고양이도 개와 마찬가지로 집사에게 강한 애착을 느낀다

오리건주립대학(Oregon State University) 연구팀은 2017년, 고양이 7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Current Biology, 2019). 묘주와 함께 있을 때, 빈방에 혼자 남겨졌을 때의 반응을 비교 관찰한 것. 그 결과, 고양이는 주인이 옆에 있어야 안정감을 느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무심하다는 속설과 달리, 실제의 고양이들은 ‘안정애착’을 보인다는 것. 묘주가 옆에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고, 인간을 자신의 양육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양이는 사람과의 교감을 좋아한다

이 대학 연구팀은 고양이 55마리로 또 다른 실험도 했다. 고양이들이 음식, 장난감, 향기, 교감들 중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밝혀낸 것.

놀랍게도 1순위는 ‘인간과의 교감’이었다. 2시간 반 동안 공복을 유지한 후였음에도 음식보다 인간과의 놀이 및 스킨십을 더 선호했다.

의외의 결과였던지 이 연구는 발표 당시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에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

반려묘를 기르면 심장 마비, 뇌졸중 발병률이 낮아진다

에드난 쿠레시(Adnan Qureshi) 박사가 이끈 미네소타주립대(University of Minnesota) 연구팀은 반려묘가 인간의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약 4천 명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반려묘를 길러 본 사람이 비반려인보다 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0% 낮았다는 것.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당뇨병 유전인자 그 이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

고양이도 자기 이름을 부르면 안다

일본 소피아대학교(Sophia University) 연구팀은 고양이가 자기 이름을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려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고양이의 이름을 녹음해 들려주었다. (2019)

실험 결과 고양이는 자기 이름에만 반응했다. 발음이 비슷한 다른 단어를 들을 때는 반응이 없었던 걸로 보아 자기 이름을 분명히 알아듣는 것. 

고양이는 묘주와 끈끈한 유대를 형성한다

비단 고양이뿐 아니라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다 보면 “사람한테나 잘하라”며 비아냥대는 사람이 꼭 있다. 하지만 반려인이라면 “사람보다 동물이 더 낫다”싶은 순간이 있다는 데 공감할 터.

실제로 오스트리아 빈대학교(University of Vienna) 연구팀에 따르면 묘주와 고양이도 사람만큼 깊은 유대를 형성할 수 있다.

고양이와 집사 41쌍을 관찰한 결과, 고양이는 묘주가 잘해주면 나중에라도 보답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애정을 쏟는 만큼 관계가 돈독해지고 (좋은 의미에서)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고양이는 주인을 똑 닮는다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링컨대학교(Lincoln University)ㆍ노팅엄트렌트대학교(Nottingham Trent University) 공동연구팀은 고양이가 묘주의 성격을 닮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9)

3천 명이 넘는 묘주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고양이가 묘주의 행동을 모방하는 한편 묘주의 정서 상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 

이를 감안하면, 나 자신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반려묘를 입양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를 기르듯 내 행동이 고양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는 양육 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양이 울음소리는 힐링 효과가 있다

고양이 울음 소리가 고양이 자신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유익하다는 연구가 있다. 부종이나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초음파 치료 진동수와 고양이 울음소리 진동수가 비슷하기 때문. 

사진 출처:Pixabay

고양이도 묘주의 기분을 살핀다

오클랜드대학교(Oakland University) 연구팀은 묘주의 표정 변화에 따라 고양이의 행동거지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5)

주인이 밝은 얼굴을 할 때는 고양이도 기분이 좋고, 주인과도 스킨십이 많았다. 반면 주인이 얼굴을 찌푸리면 고양이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반면, 모르는 사람 옆에 있을 때는 상대의 기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인간의 얼굴에서 감정 상태를 읽을 수는 있으나, 오직 주인 기분에만 신경 쓰는 고양이의 속성을 보여주기 때문.

고양이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일이 바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짬짬이 고양이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진다. 국제 학술지 <인간 행동과 컴퓨터>(Computer in Human Behavior)에 실린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고양이 영상을 보고 긍정적 에너지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2015)

유투브엔 매일 수많은 콘텐츠가 새롭게 올라온다. 하지만 놀라운 건 편당 조회수 가장 높은 콘텐츠들 중의 하나가 바로 고양이 관련 영상이라는 점. 그래서 유투브엔 고양이 동영상만 200만개(2014년)가 훨씬 넘는다. 

모르긴 몰라도 시청자들 중엔 “모니터로만 봐도 이렇게 귀여운데 직접 키우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이도 꽤 많았을 터.

사진 출처: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