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중식의 대가, 스타셰프 하면 떠오로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연복이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주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무려 47년 세월이다. “죽는 날까지 요리를 할 것 같다”는 이미 유명한 ‘장인'(匠人)으로, 또 요식업계 스승으로 그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중식당 ‘목란’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에선  그를 ‘연희동 고양이 집사’로 부르길 더 좋아한다. 음식을 대하는 마음만큼이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반려동물에 애정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서요?

“저는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키웠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는 생명을 존중하게 되는 마음이 많이 생겼어요. 다 같은 생명이잖아요. 항상 가족같이 생각하며 지냈고, 점점 마음이 짠해지고 깊어지더라구요.

그러다가 강아지 ‘쪼코’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나서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상처가 되어 더 이상 키우지 못하겠더라고요.”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쪼코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요.

“제가 쪼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에는 스토리가 있어요. 옛날에 제 가게 직원이 강아지 파는 할머니에게서 마지막 남은 한 마리를 사와서는 저 보고 키워보라는 거예요. 갑자기 그러니까 많이 당황스러웠죠.

그래서 제가 한 일주일 정도만 보살피면서 아픈 곳은 없는지 병원에서 검사도 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다른 곳에 입양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병원을 데려갔는데 안 아픈 곳이 없다할 정도였어요. 얘를 다른 곳으로 보내면 분명 유기견 밖에 더 되겠나 했죠. 그래서 제가 키우게 됐어요. 10년도 채 못 살았고, 사는 동안에도 계속 병치레를 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죠. “

 -현재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고 있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반려동물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마음을 아니까 그게 너무 두렵고 슬퍼서 키우지 못하고 있어요. 그대신 유기견 보호소나 개인적으로 하는 후원들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센터들 중엔 좀 이상한 곳도 많아서, 정말 신뢰가 가고 믿음이 가는 곳만 가끔 찾아가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합니다.”

-‘연희동 고양이 집사’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지금도 저희 식당 마당엔 길고양이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웃음)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같은 생명인데 춥고 배고프고 떨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잖아요? 군데군데 집도 만들어 놓고 수시로 확인하고 있어요. 한 곳에는 특별하게 CCTV도 설치해서 잘 지내는지 확인하고요.

겨울에는 고양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물이라고 하더라고요. 물그룻이 얼어있으니 물 구하기가 쉽지 않겠죠. 그래서 저희 집에선 물도 밥과 함께 챙겨주고 해요.”

-길고양이들 이름도 지어주신다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더 많이 지어줬던 것 같아요.기절이, 노랑이, 예쁜이 등 기억에 남는 애들이 있어요. 이름을 지어줄 때는 각자 개성에 맞게 이름을 지어줘요.

그중에서도 기절이는 어린 고양이였는데 사료를 먹다가 목에 걸려서 숨이 막혀서 컥컥 데는 걸 제 아내가 목을 주물러서 마사지해주고 인공호흡하듯이 입으로 훅훅 불어서 겨우 살려냈어요.

그렇게 잠깐 기절했다가 살아났다고 해서 기절이, 털 색깔이 노란 고양이는 노랑이, 얼굴이 예쁘면 예쁜이. 그렇게 이름 지어주곤 해요”

 

-요리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요리는 오랜 세월을 거쳐서 배우고 노력하면 가능해요. 하지만 인성은 어느 정도 타고나는 부분이 있어요. 항상 인성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인성이 좋지 않으면 주변에 사람이 생기거나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데 있어서 제한적인 것들이 많아요. 

사실 인성도 노력하면 다 고쳐져요. 저도 정말 많은 부분을 노력해서 고쳤어요, “

-주방에서의 일이 고되고 힘들어서 견디지 못하고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솔직히 이야기해서 힘들어서 포기한다고 하는 친구들은 조언도 못해요.

그런 친구들은 조언을 해서 며칠 더 붙잡아 놓을 수 있을 뿐이지 결국에는 그만두고 포기해요.그런 친구들에겐 빨리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으라고 해요. 그 친구들은 어차피 다른 일을 해도, 다른 가게를 가도 똑같아요.

하지만 참고 남아있는 친구들은 제가 끝까지 보듬죠.”

-반려인들에게 하고픈 부탁이 있으시다고요.

“물론 반려동물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 ‘반려동물을 사랑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을게요. 학대만 하지 말아 주세요.

또 하나 부탁드리자면 반려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