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방송 ‘강형욱과 빅마마의 개슐랭 가이드’가 조회 수 8만을 넘기며 인기몰이다. 유명 동물 훈련사와 요리사가 나와 반려견 질병이나 고민에 맞춰 건강한 치료식을 만들어 먹인다.

재료도 초고급. 이 정도 좋은 식단을 맛보는 댕댕이들을 보고 있자니 “개 팔자가 상팔자, 아니 웬만한 사람 팔자보다 낫다”는 생각조차 든다.

이런 시대가 왔으니 이젠 ‘펫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인기 직종으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여기저기 수제 펫 푸드 전문가 양성기관도 무척 많은데 창업 지원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앞서 수제 펫 푸드 붐이 일었던 일본은 요즘 어떨까 궁금하다. 일본에서 고급 프리미엄 펫 푸드로 자리 잡은 것이 ‘후세'(husse)와 ‘힐즈'(hills)다. 후세는 스웨덴, 힐즈는 미국에서 탄생한 고급 펫 사료 전문 기업들.

“사료에 나의 펫을 맞추지 말고, 나의 펫에 사료를 맞추자”가 후세의 모토. 그 역사가 32년이나 된다. ‘리콜(recall) 없는 펫 푸드’로도 유명하다.

그에 못지않게 힐즈 역시 제품 신뢰도가 엄청 높은 곳이다. 일반 사료들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제대로 연구 개발된 제품들은 누구든지 알아주는 법.  

그런데 이런 프리미엄 펫 푸드보다 나의 펫에 더 맞춘 사료를 원했던 것일까? 약 15년 전부터 ‘완전 수제 펫 푸드’ 전문 기업들이 또 생겨났다. 일본 전역에는 자그마한 동네 전문점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유기농 재료, 효소, ‘호주산’ 고급 쇠고기, 동결건조, 거기다 저탄수화물까지. 그래서 ‘저혈당 식단’, ‘다이어트용 특별 맞춤 식단’ 등의 광고 문구가 횡행한다. 인공 보존료, 착색료, 감미료는 절대 사절.

‘100% 주문 제조’ 사료로 인기 있는 도쿄 ‘런프리'(Run free)는 2006년 창업한 곳으로 기업이념이 ‘WAN to ONE’이다. WAN은 일본인들이 개를 부르는 애칭. 한 마리 한 마리에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다. 

예쁜 동네로 유명한 도쿄 지유가오카의 런프리 매장. 수제 펫 푸드들이 너무 맛나 보여 사람용 디저트로 착각하고 불쑥 가게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일본 도쿄 런프리 매장

Hound Com이 인터넷에서 파는 수제 사료, 간식들도 매우 다양하고 고급스럽다. 쇠고기, 닭, 캥거루 고기, 각종 야채와 과일 첨가한 양념으로 맛을 낸 후 냉동 포장으로 배송하는데 습식, 건식, 츄르 형태 등 없는 것이 없다. 

효소를 활용해 만든 로우푸드(Low-food)가 그중에서도 인기상품. 로우푸드는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저온 상태에서 효소로 숙성시켜 영양소을 최대한 살리고, 화학첨가물도 전혀 없게 해서 만든 음식이다.

Hound Com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 기업이나 동네 가게나 누구 할 것 없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펫 건강’을 내세운다.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온갖 엄선된 재료로 신선함과 맛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런 수제 펫 푸드들엔 자연식, 친환경 재료 조리법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가격은 높지만, 주문은 많다니 시대 트렌드에 맞는 모양.

더 특별한 것은 열혈 애견가들. 이들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료, 간식들을 직접 만들어 먹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내 밥은 대충대충, 하지만 우리 댕댕이 밥만은 정성 가득!”을 외치는 시대다.  

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요리 강좌에도 많이 참여한다. 반려인들이 즐겨 찾는 SNS 채널들엔 맛나 보이는(?) 수제 레시피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요즘은 우리나라 펫팸족들도 요리 사진들을 많이 올린다. 오히려 일본보다 더 열정적이다. 게다가 만드는 솜씨, 그릇에 담아내는 센스도 보통들이 아니고.

오늘도 직접 만든 고양이 간식을 주며, “이렇게 된다면 도쿄든 서울이든 ‘우리 펫이 꼽은 펫슐랭 가이드’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데…”라는 ‘불길한(?)’ 예감이 문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