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사람처럼 ‘멀미’를 한다. 특히 자동차 탑승이 익숙하지 않은 개는 더 그렇다. 그것도 어린 강아지일수록 증세가 심하다.멀미를 하면 침을 흘리거나 헉헉거리고 하품,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고양이가 차에서 계속 우는 것도 멀미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반려동물은 기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혈변을 볼 수 있다.
특히 설 귀성길처럼 장거리인 경우라면 어쩔 수가 없다. 집에 혼자 둘 수도 없고, 애견호텔 등에 맡기자니 비용이 만만찮다. 이용할 교통수단에 따라 미리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이동장 적응 훈련’이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버스는 장애인 보조견이나 전용 이동장에 넣은 반려동물은 탑승이 가능하다. 지하철은 운영 약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이동장에 넣어 안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동반탑승을 허용한다.
기차는 한국철도공사 여객운송약관에 따라 광견병 등 필요한 예방접종을 하고 반려동물을 전용 이동장에 넣으면 탑승할 수 있다. 단 투견종, 맹금류, 뱀 등 다른 고객에게 두려움,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동물은 불가능하다.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SR에 따르면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SRT에 승차할 경우 반려동물의 길이는 60㎝ 이내여야 하고, 반려동물 이동장 (45×30×25㎝)에 넣어 동물을 합한 무게가 10㎏ 이내여야 한다.
항공기는 항공사 약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KAL 아시아나의 경우, 이동장과 동물의 무게를 합해 7㎏ 이하는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이상은 위탁수하물로 운반할 수 있다.
이웅용 키움애견스쿨 소장은 “아이가 이동장 안에 있는 걸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평소 집안에서도 이동장 문을 열어두고 간식을 이용해 적응 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단, 간식은 반려견 모르게 넣어두고, 반려견이 이동장에 알아서 들어가면 간식으로 추가로 보상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처음 차를 타는 반려견에겐 차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이동전 주차된 차에서 반려견이 차 안팎을 충분히 살펴보며 냄새나 엔진 소리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이 있다면 며칠 전부터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이동 거리를 늘려나가고, 목적지는 동물병원이나 미용실 등이 아닌 산책 등 반려견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곳으로 해 ‘차를 타면 좋은 곳에 간다’라는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카시트나 켄넬을 설치하는 것은 보호자의 안전과 반려견의 안정감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만약 동물을 안고 운전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둬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하면 도로교통법 제39조 5항에 따라 4만원 과태료(승용차 기준)가 부과된다.
이승훈 주주종합동물병원 원장은 “멀미를 하지 않던 개도 식후 바로 차를 타면 멀미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전 최소 3~6시간 동안은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이동하는 동안에는 물을 챙겨 주고, 1~2시간 간격으로 휴게소에 들러 가볍게 산책과 배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멀미가 너무 심하면 사전에 꼭 동물병원에 가서 멀미약을 처방받고, 이동 30분 전에 먹이는 것이 좋다”며 “다만 간이나 심장이 안 좋은 경우엔 멀미약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내장칩과 인식표 등을 착용하는 것이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낯선 곳에 대한 경계심이 크기 때문에 이동보단 2~3일 정도는 집에 두고 지인이나 방문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신 집안 곳곳에 물과 사료를 충분히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