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망원동.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들 중 하나다. 다양한 맛집들과 예쁘고 자그마한 카페들, 이런저런 문화공간들이 즐비하다. ‘망리단길’에다 코앞 한강까지 훌륭한 산책코스이기도 하다.

그 망원동에 하루 24시간, 따순내가 솔솔 풍겨나오는 곳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돌았다. 그래서 물어 물어 찾아간 곳이 바로 여기. 지하철 6호선 망원역 근처에 위치한 고양이 카페다. 요즘 고양이 카페는 흔하디 흔한 곳이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유기묘 카페’.

아이구, 어지러워라~~. 개성 만점의 냥이들이 이곳 저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 날 반긴다. 그 때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던 이가 알은 체를 했다. 최은영  ‘집사장(집사+사장)’이다.

  • 어떻게 캣카페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직장 생활을 할 때였어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유기묘 카페를 찾아갔죠. 그 곳에서 ‘도도’라는 페르시안 고양이를 만났죠.

이름처럼 도도한 친구였는데,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해서 그 아이를 입양하나 하고 있었어요. 그 때 마침 ‘도도’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또 다른 분이 나타났죠.

하는 수 없이 다른 유기묘인 ‘달님이’라는 친구를 입양하게 되었어요. 근데, 재밌는 일이 일어났죠. ‘도도’가 파양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는 거예요. 그 소식을 듣고 그 때 느꼈어요. 사람 인연처럼 고양이와도 ‘묘연'(猫緣)이라는 것이 있구나.

그렇게 고양이가 좋아서 그 곳 일을 도와주면서 이 일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졌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기묘 카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전까지는 반려인도 아니었어요.”

  • 단순히 입양을 해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잖아요.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시작한 것도 있지만 ‘내 일’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직장 생활을 하며,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던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무모하게 시작한 일도 아니었어요. 시작하기 전 공부를 많이 했고 반려동물 관련 산업 자체도 커지고 있는 상태이고요.

그런데 돈벌이를 위해서 고양이를 구입해서 그저 예쁜 고양이 카페를 차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내 일’과 ‘좋은 일’을 함께 하고 싶어서 ‘유기묘 카페’를 선택했어요. 도덕적 문제와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여기 고양이당에는 어떤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나요?

“지금은 총 18마리가 함께 살고 있어요. 보호소에서 온 친구도 있고, 사고를 당했던 친구도 있어요. 부모를 잃고 떠돌다 구조돼 온 친구도 있구요. 한 아이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키우다 주민들 반대로 오기도 했죠.

처음 올 때는 몸이 불편하고, 피부병 같은 질병에 걸려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중성화 수술도 되어 있지 않고요. 그래서 병원비가 많이 드는 것 같아요.”

  • 특별한 유기묘도 있다던데요?

“네. 지금은 임보를 간 친구예요. 보호소에서 데리고 온 친구였는데, 눈도 아프고 다리도 불편해서 절뚝거리던 러시안 블루 ‘은하’라는 친구였죠. 심지어 강박증까지 있어서 주변을 뱅뱅 도는 증상이 있었죠.

애정 결핍이 있었는지, 사람만 보면 만져달라고 다가오는 순하고 착한 친구였어요. 저는 그래서 이 친구가 입양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호소에서도 재입양을 보내는 것은 금지사항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손님 한 분이 자꾸 ‘은하’가 눈에 아른거리고 생각이 나서 입양을 원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보호소에 부탁을 했더니 원래 원칙적으로는 재입양이 불가하기 때문에 임보 기간을 길게 잡는 방법을 권하셨어요.

그렇게 은하는 ‘20년 임보’를 보내게 되었어요. 지금은 모든 증상이 다 치료 되어서 아주 잘 지내고 있죠. ㅎㅎ”

(최은영 집사장은 이어서 진짜 하고 싶었던 듯, 이런 얘기를 꺼냈다.)

“동물 카페라는 것을 해보니 여기도 온갖 규제와 행정 사항들이 좀 많아요. 하지만 사실 법적인 문제와 규제에 대한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요. 사람들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 또한 차츰 좋아지고 있고요.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유대관계’인 것 같아요. 반려인으로서 개개인이 노력을 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그 부분만 준비되면 아이들도 마음을 열죠.

설사 내 아이의 부족한 모습이 보이더라도 존중해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해요. 이 문제는 법과 제도 문제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 아닐까요?”